“이거 당근에 팔까?”, “중고나라에서 사면 싸게 구할 수 있어요!”
요즘 사람들의 입에서 자주 들리는 말입니다. 한때는 중고 거래가 특정한 사람들만의 영역처럼 느껴졌다면, 지금은 누구나 한 번쯤은 중고 플랫폼을 이용해본 시대가 되었습니다.
중고나라, 번개장터, 당근마켓 등 중고 거래 플랫폼은 최근 몇 년 사이 빠르게 성장하며 이제는 하나의 사회적 소비 문화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중고 거래에 빠지게 된 걸까요?
MZ세대가 바꾼 소비 공식
중고 거래 시장이 이토록 활성화된 이유 중 하나는 바로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의 영향력입니다. 이들은 '소유'보다는 '경험', '신제품'보다는 '합리적인 가격과 가치'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세대입니다. 필요하지 않은 물건은 빨리 처분하고, 꼭 새 것이 아니더라도 잘 관리된 제품이라면 중고로 충분하다는 마인드가 일반적입니다.
‘필환경’ 트렌드와도 맞물려, 재사용(Reuse)을 생활 속에서 실천하는 문화가 퍼지고 있는 것이죠. 특히 당근마켓은 ‘내 동네 직거래’라는 콘셉트를 내세우며, 중고 거래에 사람 간 신뢰와 소통의 감성까지 입혀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실속 챙기고, 취향도 살리고 중고 거래의 가장 큰 매력은 역시 가격입니다. 신제품 대비 30~70% 이상 저렴한 가격으로 제품을 구입할 수 있고, 잘만 찾으면 새 제품 같은 상태의 물건도 훨씬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습니다. 또한 중고 거래는 희귀한 아이템을 찾는 재미도 있습니다.
예전 LP판, 단종된 가전제품, 구하기 어려운 브랜드 굿즈 등을 리세일(Resale) 시장을 통해 되팔거나 구매하는 사례도 늘고 있죠. 번개장터는 특히 브랜드 중심의 리세일 거래에 강점을 가지고 있어, 한정판 스니커즈, 명품 가방, 레고, 피규어 등 ‘취향 저격’ 제품군에 특화된 이용자층이 두텁습니다.
나에게 불필요한 것이 누군가에겐 보물
중고 거래의 또 다른 의미는 자원 재순환입니다. 내게는 더 이상 필요 없는 물건이라도, 누군가에게는 유용하게 쓰일 수 있는 가치 있는 제품이 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최근에는 물건을 주고받는 것뿐만 아니라, 대화를 나누며 ‘소소한 인간관계’를 맺는 즐거움도 중고 거래의 일부로 여겨집니다. 당근마켓에서는 “안 쓰는 전기포트를 드려요”, “아기 옷 나눔합니다” 같은 글이 따뜻한 소통의 매개가 되기도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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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 거래의 성장, 일시적 유행일까?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중고 거래는 이제 '트렌드'가 아니라 '문화'로 자리 잡았습니다. 통계청과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따르면, 국내 중고 거래 시장 규모는 2023년 기준 약 25조 원을 돌파했으며, 2030년에는 40조 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제 중고 거래는 단순한 ‘중고품 판매’의 개념을 넘어, 리세일 경제, 순환 경제, 개인 간 거래(P2P) 시장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중고 거래는 더 이상 부끄러운 소비가 아닙니다. 내 취향에 맞는 소비, 환경을 위한 소비, 경제적인 소비를 실현할 수 있는 현대인의 스마트한 소비 습관입니다. 혹시 집 안 어딘가에 방치된 물건이 있다면? 지금이라도 당근마켓이나 번개장터에 올려보세요. 나에겐 필요 없지만 누군가에겐 필요한 물건일지도 모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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