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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이야기

침묵 속의 저항, 그 빛나는 의지의 기록: 존 스타인벡 『달이 지다』(The Moon is Down)

by We are in the World 2025. 4. 12.

[문학기행 #8]

"폭정은 무너지고, 달은 다시 떠오른다."

2차 세계대전의 혼란 속에서 탄생한 존 스타인벡의 중편소설 달이 지다(The Moon is Down)는 단순한 전쟁 소설을 넘어, 자유와 인간 존엄성, 그리고 무력한 저항의 위대한 힘을 이야기합니다. 이 작품은 1942년에 발표되었으며, 당시 점령지의 시민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전하기 위해 쓰인 선전적 성격의 소설이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타인벡 특유의 문학적 깊이와 인간 심리에 대한 섬세한 통찰로 지금도 전 세계적으로 많은 독자들의 마음을 울리고 있습니다.

 

작품의 줄거리를 요약하자면, 작품의 배경은 이름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북유럽의 한 작은 해안 마을입니다. 이곳은 적군으로 묘사되는 나치 독일군에 의해 점령당하게 됩니다. 마을 사람들은 군사적 저항은 불가능하지만, 점령에 순응하지도 않고 조용히 저항합니다.

 

중심인물 중 하나인 시장 오더블리는 군사력에 굴복하지 않고 시민들과 함께 도덕적 저항을 펼칩니다. 그는 나치 장교인 란더 대령과의 지적 대결을 통해 폭력과 억압이 결코 인간 정신을 지배할 수 없음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마을 사람들은 비폭력적 방식으로 점령군에 맞서 싸우며 작은 불복종의 움직임들을 이어갑니다.

 

 

 

작가가 전하고자 한 메시지

달이 지다는 단순한 저항 소설이 아닙니다. 이 작품을 통해 스타인벡은 "무기의 힘보다 더 강한 것은 인간의 의지와 희망이다"라는 메시지를 전하고자 했습니다. 작가는 점령자와 피점령자의 입장을 모두 섬세하게 묘사하면서도, 궁극적으로는 폭력은 정복할 수 있어도 마음은 지배할 수 없다는 사실을 독자에게 상기시킵니다. 또한 란더 대령과 같은 침략자조차도 그 안에 양심의 갈등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주며, 인간의 복합성과 도덕성을 강조합니다.

 

 

현대 독자들에게 주는 의미

오늘날 우리는 더 이상 전쟁 중의 점령 상황에 살고 있지 않지만, 달이 지다가 주는 메시지는 여전히 유효합니다. , 자유에 대한 갈망, 불의에 대한 침묵 속 저항, 그리고 말 없는 연대와 공동체의 힘. 이 모든 것은 오늘날에도 우리가 사회적 억압, 부당함, 혹은 도전 앞에 섰을 때 되새겨야 할 가치입니다. 특히 자유민주주의 사회에서의 시민의 역할과 책임을 성찰하게 만들며, 보이지 않는 억압과 정보 통제, 구조적 폭력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에 대한 깊은 생각을 하게 만듭니다.

 

작품 속의 명대사를 꼽자면, 자유인은 전쟁을 시작하지 않는다. 하지만 일단 전쟁이 시작되면, 패배 속에서도 싸운다. 반면, 지도자만 따르는 무리의 인간은 그렇지 못하고 결국 패배한다.”(Free men cannot start a war, but once it is started, they can fight on in defeat. Herd men, followers of a leader, cannot do that and so they lose.)라는 대사입니다.

 

이 대사는 자유 의지의 가치를 강렬히 상기시키는 말로,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 메시지입니다. 지도자가 아닌 시민 개개인의 의지와 결단이 역사의 흐름을 바꾼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그러므로 달이 지다는 단순한 전쟁소설이 아닌, 침묵 속에서 울리는 저항의 노래입니다. 시대를 넘어 오늘날에도 깊은 울림을 주는 이 작품을 통해, 우리는 다시 한번 묻게 됩니다.

 

“나는 지금 무엇에 침묵하고 있는가?”

“나의 자유는 누구 덕분에 지켜지고 있는가?”

 

그 물음이 시작되는 곳에서 진정한 성찰과 변화가 시작됩니다. 독자 여러분, 오늘 밤 이 책과 함께 달이 지는풍경을 마음속에 그려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