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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이야기

가난하지만 행복한 사람들 – 『통조림 공장가』 전하는 삶의 본질

by We are in the World 2025. 4. 7.

 

가난하지만 행복한 사람들 – 『통조림 공장가』 전하는 삶의 본질

 

[문학기행 #6]

존 스타인벡(John Steinbeck)은 미국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로, 항상 사회의 가장자리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따뜻한 시선을 보내 왔습니다. 그의 대표작 중 하나인 통조림 공장가(Cannery Row)((1945)는 그 어떤 장엄한 서사보다도 작고 소박한 삶의 아름다움을 담아낸 수작입니다.

 

 

이 소설은 미국 캘리포니아 주 몬터레이의 통조림 공장이 밀집한 거리, "통조림 공장가(Cannery Row)"를 배경으로,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소소한 삶과 인간적인 따뜻함을 유쾌하게 그려낸 작품입니다.

 

주된 이야기는 장난기 많고 자유로운 떠돌이인 맥(Mack)과 그의 친구들이 중심인데, 이들은 직업도 없고 특별한 목적 없고, 사회적으로 존경받는 위치에도 있지 않지만, 그들만의 방식으로 살아가며 삶을 사랑합니다. 이들은 통조림 공장가에서 생물학자이자 지적인 동시에 인간적인 따뜻함이 있는 인물인 닥(Doc)과 교류하며 살아가고, 어느 날 그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어 파티를 열기로 결심합니다.

 

하지만 그들의 첫 번째 파티는 엉망이 되어 닥의 연구소를 망쳐버리고 마는데요. 그 후 맥과 친구들은 진심으로 사과하고 다시 멋진 파티를 준비하면서, 등장인물들 사이의 우정과 공동체 정신이 따뜻하게 드러납니다.

 

 

‘가진 것’보다 ‘함께하는 것’의 가치

"통조림 공장가"의 인물들은 모두 결핍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입니다. 하지만 그들의 삶은 삭막하거나 비참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유쾌하고 따뜻하죠. 맥과 그의 친구들은 실업자이지만, 서로를 챙기고 웃음이 넘칩니다. 생물학자인 닥(Doc)은 철학자 같은 인물로, 거리 사람들과의 소통을 통해 삶의 균형을 유지합니다. 또한 도라(Dora)는그 지역의 매춘업소 주인인 여자이지만, 이웃들에게 따뜻한 도움을 주는 인물로 그 공동체(지역사회)에 늘 도움을 주는 리더입니다. 이들은 우리에게 묻습니다.

 

진짜 행복이란 무엇인가?”

 

소유가 아닌 관계, 돈이 아닌 정서적 연결, 안정이 아닌 자유로운 삶의 태도가 더 큰 행복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조용히 보여줍니다.

 

 

공동체가 가진 치유의 힘

현대 사회는 점점 개인화되고 있습니다. 혼밥, 혼술, 혼여행은 이제 일상이 되었고, ‘관계 맺기는 부담스러운 일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통조림 공장가"는 우리가 공동체 속에서 어떻게 치유되고 성장할 수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닥의 생일 파티를 준비하는 사람들, 실패하고 또 실패해도 다시 모여서 웃는 맥과 친구들, 누군가의 병을 위해 모두가 손을 보태는 거리의 모습은 단순한 유토피아가 아닙니다. 오히려 결핍 속에서 더 깊어지는 인간관계의 힘을 말하고 있죠.

 

진짜 삶의 본질은 어디에 있을까?

스타인벡은 이 소설을 통해 큰 교훈이나 설교를 하지 않습니다. 그는 독자들에게 삶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시선을 선물합니다. 불완전한 사람들이 모여 만들어가는 불완전한 공동체속에서 오히려 우리는 삶의 본질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 본질은 바로,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위로, 서로 기대며 사는 것이 인간다운 일이라는 이해, 그리고 작고 평범한 일상이 사실은 가장 큰 기쁨일 수 있다는 진실입니다.

 

"통조림 공장가"는 단지 과거의 미국 사회를 그린 소설이 아닙니다. 오히려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더 필요한 이야기입니다. 경쟁에 지치고, 관계에 피로하며, 물질적 풍요 속에서 외로움을 느끼는 우리에게, 이 소설은 말없이 다가와 따뜻한 조언을 건넵니다.

 

행복은 소유가 아니라, 나눔과 공감 속에 있다.”

 

존 스타인벡의 "통조림 공장가"는 우리의 일상에 숨겨진 소중한 가치를 되돌아보게 하는 책입니다. 삶이 복잡하게 느껴질 때, 이 작품을 펼쳐보세요. 가난하지만 행복한 그들처럼, 우리도 소소한 기쁨과 사람 사이의 온기 속에서 다시 살아갈 힘을 얻게 될 것입니다.

 

 

■ 기억에 남을 만한 명대사

1.  "It’s the hour of the pearl—the interval between day and night when time stops and examines itself."

    "지금은 진주빛 시간이다. 낮과 밤이 맞닿아 시간마저 스스로를 되돌아보는 그 찰나의 순간."

 

이 문장은 통조림 공장가의 가장 서정적인 장면 중 하나에서 등장하며, 몬터레이의 고요한 새벽을 묘사하는데 사용됩니다. 단순한 시간의 흐름을 넘어, 존재와 사색, 고요한 아름다움을 느끼게 해주는 대표적인 문장입니다.

 

2.  "Cannery Row in Monterey in California is a poem, a stink, a grating noise, a quality of light, a tone, a habit, a nostalgia, a dream."

"몬터레이의 캐너리 로우는 하나의 시이자 악취이며, 날카로운 소리이고, 빛의 품질이자, 습관이고, 향수이며, 꿈이다.“

 

작품의 첫 문장으로, 캐너리 로우라는 공간 자체가 모순과 복합성으로 가득한 장소임을 보여줍니다. 독자에게 "이 이야기는 단순한 공간의 묘사가 아닌, 인생 전체를 아우르는 은유"임을 암시하죠.

 

3. “The things we admire in men, kindness and generosity, openness, honesty, understanding, and feeling, are the concomitants of failure in our system.”

"우리가 사람에게서 존경하는 것들친절, 너그러움, 솔직함, 이해와 공감은 지금의 사회 시스템 안에서는 실패의 징후가 되어버린다.“

 

이 문장은 작가가 직접 사회 구조에 대한 비판과 인간성에 대한 성찰을 내포한 강력한 메시지로 자주 인용됩니다.